출처 : 부산일보
http://news20.busan.com/news/newsController.jsp?newsId=20091104000164
[산&산] <229> 담양 추월산 |
올 가을 마지막 단풍, 기암괴석과 '황홀경' 연출 |
주초부터 기온이 뚝 떨어졌다. 어느덧 서랍장 깊숙이 넣어놓았던 겨울옷이 등장했다. 아침마다 이불 속에서 '조금만 더'를 외치는 계절의 문턱까지 이르렀다. 언제 물드나 싶던 단풍은 한 달 만에 절정을 넘어섰다. 끝물을 얘기해야 할 시점이다. 단풍의 작별이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산꾼들에게 있어 진짜 산행의 묘미는 사실 지금부터다. 물 부족 고민도 덜고 열이 덜 나 그만큼 발걸음이 가벼운 이 계절이다. 그래서 산꾼들에게는 오히려 반갑다. 물론 눈이 내려 발걸음을 잡는다면 사정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평생 눈 구경 몇 번 못해보는 부산지역 사람들에게는 이마저도 색다른 경험이 될 터이다. 이번 산행은 본격적인 산행의 묘미를 찾는 이 길목에서 마지막 단풍의 모습을 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가을에게 작별을 고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바다 속 '혹돔 머리'처럼 기괴한 암릉 인상적 보리암, 정상 아래 절벽에 위치 '장엄함' 더해 장소를 찾다보니 전국에서 가장 늦게 단풍이 드는 전남 담양의 추월산(해발 731m)까지 흘러들었다. 이름도 가을에 걸맞게 '가을 추'자가 들어가는 이 산은 가을에 꼭 한 번 찾아봄직한 산이라고 단언하고 싶은 산이다. 인근의 내장산이 가을 단풍을 보려는 등산객들로 인해 발 디딜 틈조차 없는 것과 대조적으로 추월산은 그 진가를 아는 사람만 가는 산으로서 비교적 호젓하다. 직접 이 산을 오르면 이런 멋진 단풍을 놔두고 왜 내장산으로만 등산객들이 몰려드는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추월산은 여성적인 이름과는 대조적으로 밑에서 올려다봤을 때 앞으로 톡 도드라진 암릉이 인상적인 산이다. 인근 어디에서나 보이는 추월산의 이 모습은 마치 기괴한 모습을 한 바다 속의 혹돔 머리처럼 보는 이의 기억에 각인된다. 특히 가을 단풍이 꽃가루를 뿌린 듯 산자락을 물들인 모습과 함께 한 추월산의 모습은 더욱 잊기 어렵다. 여기에다 추월산 정상 아래에 위치한 보리암이 절벽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모습까지 본다면? 장엄함이라는 단어를 절로 떠올리게 된다. 산행은 월계리 산내음 펜션~용선사~돌무더기~안부~전망바위~수리봉~이정표~추월산~헬기장~산불감시시스템~신선대~사자바위~보리암~공덕비~순절비~주차장으로 이어진다. 위성항법장치(GPS)의 도상 거리는 8.8㎞. 휴식 포함 5시간 정도 걸린다. 주차장에서 800m 떨어진 산내음 펜션 옆 월계식당 방향으로 들어가는 길이 산행 들머리다. 10분 정도 걸어가면 왼쪽으로 용선사가 보이고 다시 8분 정도를 더 걸어 들어가면 포장된 길이 끝이 난다. 5분 정도 산길을 걸어가자 나오는 돌무더기.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주능선을 향해 비탈을 올라가야 한다. 15분쯤 약간은 희미한 길을 따라 올라가자 제법 모양새를 갖춘 사면길이 나타난다. 사면길을 따라 2분간 더 가자 안부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주능선을 타고 올라간다. 다시 15분을 더 올라가자 칼로 쪼갠 듯 둘로 갈라진 전망바위 하나가 나온다. 오른쪽 멀리 담양호와 강천산의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이 멋지다. 다시 10분 뒤 쉴만한 쉼터바위를 지나고 나면 20여분을 오른쪽으로 기암절벽을 구경하며 쉬엄쉬엄 올라간다. 앞쪽으로 수리봉의 모습이 나타나고 나면 오른쪽으로 에둘러 수리봉을 돌아 올라간다. 15분 뒤 이정표가 나타날 때까지 길이 제법 가파르다. 이정표에서부터는 왼쪽으로 호남정맥을 타고 간다. 오르막길도 거의 끝나고 왼쪽으로 멀리 담양호의 모습과 함께 만추를 수놓는 단풍이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10분 뒤 수리봉 정상. 왼쪽으로 추월산 정상까지 1.7㎞가 남았다는 이정표를 확인하고 능선을 타고 추월산 쪽으로 간다. 30여분 동안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가며 능선을 타고 가는 길은 좌우로 펼쳐지는 만추의 경치 구경만으로도 후한 점수를 주기에 충분하다. 마침내 세 번째 이정표. 왼쪽은 주차장으로 곧장 내려가는 길. 추월산 방향으로 직진한다. 10분 뒤 이정표가 또 하나 나오면 오른쪽으로 4분 정도 더 간 곳에 위치한 추월산 정상을 다녀온다. 이 능선에서는 오른쪽으로 멀리 내장산의 모습까지 보인다. 추월산 정상의 암릉에 오르고 나면 본격적인 하산을 준비한다. 다시 이정표가 있던 지점으로 돌아와 보리암 정상을 향해 능선을 타고 간다. 13분 뒤 헬기장을 지나고 다시 3분을 더 가자 산불 감시를 위한 무인 시스템이 서 있다. 산죽이 무성하게 자라난 산길을 따라 걷다 15분 뒤 밧줄을 잡고 암릉을 5분 정도 올라가면 산행 안내도가 설치된 보리암 정상에 닿는다. 보리암 정상에서는 산행 안내도를 정면으로 보고 오른쪽 담양호가 보이는 보리암 방향으로 내려간다. 제2등산로라고 표시된 직진 코스를 따라가면 곧바로 주차장으로 내려가므로 보리암의 절경을 놓치게 된다. 잠시 후 가파른 철제계단을 내려서자 주차장까지 조망이 확 트인 신선대가 나오고 여기서 밧줄을 잡고 5분 정도를 더 내려가자 사자바위를 지난다. 다시 철제계단을 지나 10분 정도 가파른 경삿길을 더 내려가자 갈림길. 오른쪽이 보리암으로 가는 길이다. 철계단을 잡고 깎아지른 절벽을 넘어서자 보이는 비석 3개. 임진왜란 당시 정절을 지키기 위해 여기서 투신했다는 충장공 김덕령 장군의 부인을 비롯한 여인네들의 순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이다. 부인을 잃은 충장공도 29세의 젊은 나이에 모함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비석을 보는 것만으로도 애잔한 마음이 절로 인다. 비석을 지나자 곧바로 모습을 드러내는 보리암. 도대체 이런 절벽에 어떻게 이 같은 암자를 지었을까가 절로 궁금해질 정도로 위태위태하게 절벽 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다. 보리암에서 다시 갈림길까지 나온 뒤부터는 곧장 내리막길이다. 최근 나무계단 공사가 이뤄져 한결 수월하게 하산할 수 있다. 하지만 계단길 자체만으로도 경사가 제법 가파르니 주의토록 하자. 20분 뒤 보리암 중창에 기여한 이의 공덕을 기리는 공덕비를 지나 다시 15분을 더 내려가면 보리암 정상에서 내려오는 제2등산로와 마주치는 지점이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포장된 길을 따라 10분 정도를 더 내려가면 주차장이 나온다. 산행 문의: 레포츠부 051-461-4162, 홍성혁 산행대장 010-2242-6608. 글·사진=이상윤 기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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