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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표현]/My Diary

[2009.12.10]세상에 이런 일이...

by 해운대등대지기 2009. 12. 11.

2009년 12월 10일

모처럼 서울 출장을 간 날

아침 9시 KTX를 타고 부산을 출발

대전까지는 옆좌석이 비어 있었다.

 

대전에서 KTX를 탄 웬 아주머니가

날 못마땅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내가 앉아 있는 그 자리가 맞냐며 물으셨다.

그 눈초리가 영 맘에 거슬렸지만

 

"잘못보신거 아니세요? 아주머니는 혹시 몇호차세요? 여긴 14호인데..."

"14호에요? 13호인데.. "

라며 총총 내 눈에서 멀어졌다.

그리고는 웬 중년의 정장을 한 남자가 내 옆자리에 떨썩 앉았다.

 

한 5분여 그렇게 갔을까?

옆 남자가 말을 걸어온다.

"혹시 부산에서 타셨어요?"

"네."

하고 돌아보는데...

"아는 사람인거 같은데..."라며 말을 있는 그 얼굴은

대학 과동기가 아닌가?

 

내가 졸업하고는 처음 만나는 거니 20년이 훌쩍 넘었다.

세상에... 세상에 이렇게도 만나는 구나.

길가다가 지나치는 것도 아니고

역에서 우연히 만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옆자리에 나란히...

 

우리는 20년동안 연락한번 없이 지내도 인연은 인연인가보다 하며

옛날 대학시절에 대한 추억과

최근 동기들 소식을 주고 받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보니

어느새 서울역에 도착했다.

 

그 친구도 서울에 교육차 올라오는 길이고

나 역시 1시 약속이 잡힌터라

서울역에서 아쉽게 작별을 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더니

대학 시절 그 친구 군에가기 전까지 한 3년을 함께 지냈으니

그 인연이 어찌 대단하지 않을까?

 

참..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