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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등산자료

[펌-국제신문]근교산&그너머 <785> 양산 천성산

by 해운대등대지기 2012. 8. 2.


원본글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00&key=20120720.22028184446


근교산&그너머 <785> 양산 천성산
물기 머금은 화엄늪 초록 억새, 여름에 만나는 색다른 감흥




경남 양산시의 웅상읍과 상북면, 하북면에 걸쳐 있는 천성산(920.7m)은 전국의 수많은 산 가운데서도 유명세를 떨치는 산이다. 이전에는 화엄벌 옆의 920.7m봉을 원효산, 812m봉을 천성산으로 불렀다. 하지만 얼마 전 양산시가 원효산과 천성산을 통합해 원효산을 천성산 주봉으로, 천성산을 천성산 제2봉으로 바꾸었다. 최근 발행한 지형도에는 이 이름으로 변경돼 있다.

천성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전국 100대 명산의 반열에 올라있기도 하다. 산세로 보나 산이 담고 있는 역사로 보나 어느 산과도 견줄 만하다. 깊은 계곡과 폭포를 품은 데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가을이면 억새가 산을 뒤덮는 환상의 코스다. 게다가 고산습지인 화엄늪과 밀밭늪은 희귀식물 서식지여서 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지금의 천성산이 예전 원효산으로 불린 데서 알 수 있듯이 원효대사와 인연이 깊은 산이기도 하다. 천성산이란 이름도 원효대사가 당나라에서 건너온 1000명의 스님에게 화엄경을 설법해 모두 성인이 되게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

■장마철 홍룡폭포, 평소 보기 어려운 장관

   
근교산 취재팀이 화엄늪 습지보호구역을 지나고 있다. 정면 오른쪽의 천성산 정상은 짙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300m 정도만 더 올라가면 '지뢰 지대' 철조망을 만난다.
천성산은 봄과 가을에 꽃 구경, 억새 구경으로 발길이 잦은 곳이지만 부산과 가까운 만큼 사계절 많은 산꾼이 찾는다. 그런 만큼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도 다양하게 나 있다.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은 이번에 홍룡사를 출발해 화엄늪으로 올랐다가 천성산을 거쳐 다시 홍룡사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를 답사했다. 화엄늪은 가을에 억새가 장관이지만 여름의 억새밭 또한 초록의 향연으로 나름의 운치를 더한다. 황금빛으로 물든 억새밭 못지않게 한창 자라는 억새의 풍광은 여름에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모습이다.

천성산 산행은 홍룡사 입구를 출발해 계곡~홍룡사 갈림길~홍룡사·홍룡폭포(~다시 홍룡사 갈림길)~삼거리~쉼터바위~화엄늪 삼거리~원효암 삼거리~천성산 제2봉·홍룡사 삼거리~옛 군부대 입구 도로~원효암~전망대~쉼터바위~편백숲을 거쳐 홍룡사 주차장에서 마무리한다. 총 산행거리는 10㎞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4시간~4시간 30분, 휴식을 포함하면 5시간~5시간30분 걸린다.

   
장마철 불어난 물로 장관을 연출하는 홍룡폭포.
산행은 홍룡교를 건넌 지점에서 출발한다. 홍룡사와 원효암, 야영장 갈림길과 종 모양으로 유명한 화장실이 선 곳에 올라서기 직전이다. 홍룡교 건너 왼쪽 계곡 옆에 큰 고목과 이정표가 서 있다. 직진은 원효암과 홍룡사가 표기돼 있고 답사로는 왼쪽 화엄늪(2.9㎞) 방향이다. 계곡 옆으로 내려선 뒤 건너편 '상수원보호구역 절대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은 지계곡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간다. 비가 많이 내려 물이 불었을 때는 홍룡사까지 도로를 따라 들어가서 능선으로 올라가는 것이 안전하다. 두 계곡 사이 능선으로 들어서면 처음엔 비교적 완만하고 넓은 길이 이어진다. 5~6분 걸으면 참나무 숲을 벗어나며 하늘이 트인다. 2~3분 가면 오른쪽으로 샛길이 보이는데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잠시 더 올라가면 삼거리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샛길이 있다. 나무 사이로 홍룡사가 보인다. 이 길로 100m가량 가면 홍룡사다.

홍룡사에 들러는 이유는 홍룡폭포를 보기 위해서다. 대웅전 앞을 지나 수정문을 지나면 왼쪽으로 계단을 오른다. 잠시 뒤 수십 m 높이의 홍룡폭포가 위용을 드러낸다. 장마철 때 맞춰 비가 내리는 중이라 수량이 많아 평소 보기 어려운 웅장한 모습이 펼쳐진다. 답사 때는 10여 명의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나와 폭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다. 물이 쏟아지는 폭포 왼쪽의 암벽은 관농대라 불린다. 길을 되짚어 산길로 돌아간다. 좌우로 흐르는 계곡의 청량한 물소리를 들으며 너른 능선길을 걷는다. 4~5분 가면 Y자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 오르막으로 간다. 100m쯤 가면 나무계단이 나오며 길이 가팔라진다. 오르막길엔 가끔 뒤로 조망이 트이기도 하지만 답사 때는 비구름 때문에 보기 어려웠다. 40분 가까이 가파른 계단 길을 오르면 경사가 다소 완만해지고 길 왼쪽에 어른 대여섯 명이 앉을 만한 큰 바위가 나타난다.

■철조망 따라 정상부 우회해서 산행

   
원효암에서 홍룡사로 내려가는 도중에 잘 가꾼 편백 숲을 지난다.
쉼터바위를 지나면 경사가 완만해진다. 오른쪽으로 멀리 구름 사이로 천성산 정상부가 보인다. 5분가량 걸으면 나무가 사라지고 시야가 탁 트이는 화엄늪 삼거리에 닿는다. 화엄늪의 녹색 억새밭이 눈앞에 좌우로 펼쳐진다. 로프로 만든 울타리가 죽 이어진다. 삼거리에는 '양산 17-1' 119 표지판이 있다. 답사로는 여기서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뒤돌아 보니 구름이 살짝 걷히며 양산 시가지가 내려다보인다. 길은 울타리를 따라 억새밭을 바라보며 완만한 오르막이다. 5분 정도 걸으면 '화엄늪 습지보호구역' 대형 안내판을 지나고 100m쯤 더 가면 '군사시설보호구역'이라 적힌 나무기둥 좌우로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다. 오른쪽은 원효암으로 바로 가는 길이다. 답사로는 왼쪽 오르막이다. 조금 가팔라진 오르막을 잠시 걸으면 군부대가 설치한 철조망이 나타난다. 왼쪽으로 꺾어 철조망을 오른쪽에 두고 계속 걷는다.

이후로는 철조망을 따라 옛 군부대 오르는 길을 만날 때까지 천성산 정상부를 가운데 두고 시계 방향으로 빙 돌아간다. 철조망 따라 5분 정도 가면 물길을 만난다. 오르막을 6~7분 가면 숲을 벗어나며 이정표가 선 삼거리에 닿는다. 직진하는 왼쪽 길은 천성산 제2봉(2.0㎞)이고 답사로는 오른쪽 홍룡사(3.4㎞) 방향이다. 계속 철조망을 오른쪽에 두고 완만한 길을 걷는다. 15분 정도면 나무다리를 건너 옛 군부대로 올라가는 도로에 내려선다. 군부대는 폐쇄됐지만 아직 정상부가 개방되지 않고 있다. 도로를 따라 5분 정도 내려가면 철망을 둘러친 작은 건물이 나온다. 여기서 20m쯤 아래 길이 왼쪽으로 살짝 휘어지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샛길이 있다. 잠시 뒤면 원효암 들어가는 임도로 내려선다. 오른쪽 철문을 지나 3~4분이면 이정표가 선 원효암 입구다. 직진하면 원효암 마당을 지나 화엄늪(1.7㎞), 홍룡사(1.8㎞)로 가고 홍룡사 주차장으로 향하는 답사로는 여기서 왼쪽으로 꺾어 내려간다.

■원효암에서 내려가는 길 편백 숲 경탄
원효암에서 홍룡사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예전에 군부대로 올라가는 임도가 만들어지기 전 오르내리던 길이다. 그래선지 여느 산길과 달리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대부분 등산로가 가장 짧은 길을 찾아 가파르게 일직선으로 뻗는 것과는 달리 내내 갈지자로 여유롭게 길이 이어진다. 그러면서도 널찍하게 만들어진 길은 두 사람이 함께 걸어도 그다지 비좁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원효암 입구의 석등과 돌사자 있는 곳에서 비스듬히 난 산길로 내려선다. 홍룡사 주차장까지는 2.3㎞로 표시돼 있다. 5분가량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바위가 불쑥 튀어나온 전망대가 있다. 홍룡사로 올라오는 길이 구불구불 이어지는 것이 보인다. 100m가량 더 내려가면 어른 열 명 정도가 앉아 쉴 수 있는 너른 바위가 있다. 참나무 울창한 길은 크게 가파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쉽지도 않다. 5~6분 더 내려가면 큰 무덤을 지나 바위 전망대가 나오고 그 아래로는 조금 가파른 길에 로프를 매어 두었다.

짧은 로프 구간을 지나 15분 정도면 하산 코스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편백숲을 지난다. 5분가량 걸어 내려가는 동안 오른쪽 사면에 잘 가꾼 편백이 시원하게 뻗은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한참을 내려가면 공터에 벤치 두 개가 놓여 있다. 여기서부터는 길이 한결 더 넓고 완만해진다. 도열한 편백을 지나 산책하듯 걸어 내려가면 곧 나무다리를 건넌다. 계곡 주위에 빼곡히 들어선 텐트들을 지나면 홍룡사 입구의 주차장에 도착한다.


◆ 떠나기 전에

- 잠시 짬을 내 성산교 아래 일심대 볼만

   
홍룡사 초입의 성산교 옆에 일심대가 있다.
산행 출발지인 홍룡사에 도착하기 전에 짬이 난다면 들러볼 만한 곳이 있다. 대성에서 홍룡사 가는 길로 접어들면 곧 성산교를 건넌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는 철계단이 있다. 내려서서 맞은편 정자 아래 보이는 암벽이 일심대(一心臺)다. 개울 가에 대석마을 주민이 소원 성취와 마을이 무사하길 기원하는 제당을 정해 두었는데 여름이면 큰 나무 그늘이 시원해 주민뿐 아니라 유람객이 쉬어가곤 하던 곳이다. 개울의 암반에서 바라보면 일심대라는 글자와 이름들이 한자로 새겨져 있다. 홍룡사 입구에 닿기 직전에 건너는 홍룡교 아래에도 큰 바위에 제일강산(第一江山)이란 글자가 음각돼 있다. 이전에는 잘 보이는 위치였겠지만 다리가 놓이면서 아래에 숨어버렸다.

천성산 산행에서는 철조망에 가로막혀 정상을 밟을 수 없다. 화엄늪을 지나 철조망을 따라 정상부를 빙 돌아서 원효암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다. 철조망에 드문드문 붙어 있는 붉은색의 지뢰지대 경고판과 군부대의 안내문이 지나는 이를 불안하게 만든다. 천성산 정상부는 2003년 12월 군부대가 철수한 뒤 폐쇄돼 있다. 이 일대는 원효암 화엄늪 철쭉군락지 등 명소가 즐비한데다 새해 해맞이를 위해 오르는 사람도 많아 정상 개방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정상부의 지뢰 제거작업은 2002~2004년에 이뤄진 바 있지만 처음 매설한 2000여 개의 지뢰 가운데 600여 개가 남아 있다. 올해 4월 8년 만에 지뢰 제거작업이 재개돼 11월까지 정상 부근에서 동북 방향 1㎞ 정도 구간에 매설한 지뢰를 제거한다. 그런 뒤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내년 1월께 개방할 예정이다. 그렇더라도 지뢰를 100% 제거한 것은 아니므로 등산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교통편

- 양산IC에서 통도사 방향 가다가 홍룡사로

이번 코스는 원점회귀여서 승용차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양산IC에서 내려 통도사·언양 방향으로 간다. 2㎞ 정도 가서 고려제강을 지나면 양산대로를 벗어나 오른쪽으로 홍룡사·홍룡폭포 이정표를 따라 들어간다. 홍룡교를 지나 범종화장실 위쪽에 주차장이 있다. 주차한 뒤 홍룡교 쪽으로 내려와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하산 때는 주차장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버스를 내려 출발지점까지 1시간가량 걸어야 한다. 명륜동에서 출발하는 양산 12번 버스를 타고 가다가 '대성'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된다. 버스에서 내리면 홍룡사 안내판을 따라 경부고속도로 위를 지나 계속 걸어가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