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1 (토)
화제작 26년과 남영동1985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었다.
87년 학생회에 있을 때
민청련 문건 중에 고 김근태 선생의 남영동에서 겪었던 고초에 대한 글이 있어서
읽은 적이 있었다.
글로 읽는 것인데도
살타는 냄새와 피비릿내가 느껴지는 듯
내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던 기억이 또렷해 차마 딸아이는 집에 두고
남편과 후배들과 함께 보았다.
어떻게 촬영했을까...
김종태 역을 맡은 배우 박원상씨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걱정될 만큼
영화는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단순한 스토리, 고문장면의 반복
-물론 고문의 강도는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져 더욱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영화로 치면 참 재미없고 성의없게(?) 만들었다 생각할 수도 있는데
1시간 25분여 동안
관객들은 미동도 하지 않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에도
크레딧이 끝난 그 순간에도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던 내가 본 첫 영화였다.
함께 본 남편은 그저 사실을 알리는데 그치지 않고 마지막에 좀 더 강렬한 메세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했다.
하다못해 선동적 음악이라도...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오히려 크레딧과 고문피해자들의 인터뷰 화면이 함께 나와
영화에서 받은 충격(?)이 고스란히 이어져
크레딧 화면에 집중하게 되고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
감독의 의도가 아니었다 생각된다.
혹자는 민족대화합의 차원에서
과거의 모든 죄를 용서하자고 했다.
하지만 용서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진실규명이 먼저 되어야 가능하다.
또한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는 사람을 용서했을 때 더욱 가치있는 행위가 될 것이다.
세월에 묻혀버린 불편한 진실들이 하루속히 모두 밝혀지길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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