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씨의 KBS <스타 골든벨> 하차에 대해 '여당 속 야당'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서울 관악 갑)이 "껴안을 도량이 없다면 어리석지나 말라"며 이번 결정을 내린 이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 의원이 1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의 제목은 '김제동은 내공으로 웃기고, 그들은 어리석음으로 웃긴다'이다. 여기서 '그들'은 김제동씨 퇴출 결정을 내린 이와 추종세력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김제동씨의 '내공'을 '데뷔 때부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사람은 가질 수 없는 것' '밑바닥 행사장에서 스타 뒤의 바람잡이였을 때부터 차츰 쌓여 온 것' '한때 작은 빛이었음을 늘 기억하는 내공'이라고 추켜세웠다.
김 의원은 김씨의 퇴출 결정을 MBC 드라마 <선덕여왕> 속 미실의 잔혹한 결정에 비유, "미실 흉내를 내고 싶은 바보들이 있는 모양"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미실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실) 그녀라면 (김제동씨를) 탐을 내고 '내 사람이 되거라' 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번 퇴출 결정이 스스로에게 독이 될 어리석은 짓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어 '웃기는데 좌우가 어디 있느냐'는 김씨의 말을 인용하면서 "웃음에는 좌우가 없는데 그것을 웃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이 좌우를 만드는 것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들은 어깨를 건들거리며 스스로의 외눈으로 미운털을 박아넣고는 기분 좋게 쉬운 돌부리를 그저 걷어차는 심정으로 그리 했을 것"이라며 "바보들, 칡뿌리 한중심에 있는 돌부리인줄도 모르는 바보들"이라고 혹평했다.
여당 내에서 KBS의 김제동씨 퇴출 결정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낸 의원은 김 의원뿐만이 아니다. 당내 중진인 홍사덕 의원도 지난 12일 K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제동씨는 노 전 대통령 노제 때 아주 걸출한 추도사를 했다. 여간한 독서와 내공이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추도사였다"며 "만에 하나 내 생각과 다르다고 문제 삼는 소아병적인 원리주의자들의 외압이 작용했을까 해서 지적한다"고 KBS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제동은 내공으로 웃기고, 그들은 어리석음으로 웃긴다 |
요즘 방송은 예능 프로그램의 전성기다.
각 채널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우리를 웃게 해주는데, 솔직히 나 같은 사람은 그 속도나 웃음 코드를 따라가기 힘든 것도 꽤 된다. 출연진도, 내용도, 포맷도, 쉴 새 없이 바뀐다. 혹자는 그것이 웃음 코드라고도 하겠지만 가끔씩은 소화불량이 일어난다고 할까.
하지만 그런 것에 신경쓸 필요 없이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스타 골든벨>이다.
그리고 그런 <스타골든벨>의 웃음에는 '벨'라인의 '고정'들이라던가, '눈높이를 맞춰요'의 귀여운 니콜 양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 진행자인 김제동 씨의 역할이 크다고 하겠다. 큰 연관관계가 없는 코너들 사이를 잇고, 다양한 목적으로 얼굴을 내미는 출연진들 사이를 잇고, 시청자들과 그들 사이를 잇는다.
그런데 웃긴다. 그가 만드는 상황과 그의 말에 어느새 편하게 웃고 있는거다.
그렇다. 요즘 웃음은 마음의 경계를 푸는 데부터 출발하는 것 같다. 그게 김제동의 역할이다. 그래서 그가 좋아지게 된 것 같다. 특별한 이유라면 모두를 다 특별하게 만들지 않는 그의 내공이다.
나는 안다. 그 내공은 데뷔때부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사람은 가질 수 없는 것임을. 그가 밑바닥 행사장에서 스타 뒤의 바람잡이였을 때부터 차츰 쌓여 온 것임을. 남을 빛나게 하기 위해 스스로 작은 빛이여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내공. 그리고 한때 작은 빛이었음을 늘 기억하는 내공.
오늘 <선덕여왕>을 보면서 그가 생각났다. 그런데 미실도 탐낼만한 내공을 가진 진행자라, 미실 흉내를 내고 싶은 바보들이 있는 모양이다. 물론 그녀라면 그리하지 않았겠지. 그녀라면 탐냈겠지. '내 사람이 되거라' 하지 않았을까. 뭔지도 잘 모르면서 '넛.. 때문이다' 고 낙인찍는 건, 본인들의 빈곤함을 드러내는 짓일 뿐이다.
김제동 씨는 '웃기는데 좌우가 어디있냐'고 했다. 그렇다. 웃음에는 좌우가 없다. 그것을 웃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이 좌우를 만드는 것 뿐이다.
그들은 어깨를 건들거리며 스스로의 외눈으로 미운털을 박아넣고는 기분 좋게 쉬운 돌부리를 그저 걷어차는 심정으로 그리 했을 것이다.
바보들. 칡뿌리 한중심에 있는 돌부리인줄도 모른 바보들.
신나게 걷어차고 보니 자기 자신의 발 아래의 모든 흙을 돌, 칡뿌리와 함께 송두리째 날려버렸음을 언제쯤 깨달으려나.
모든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고, 모든 사람이 특별하지 아니하게 하고, 그로서 모두를 특별한 기쁨으로 연결시켜준 자는 그러한 발길질에 스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온 세상 사람들의 눈을 다시 깨우고 말았네. 그건 잘 한 일이오. 껴안을 도량이 없다면 어리석지나 말 것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