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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표현]/My Diary

[2010.8.11]세상 참 좁다

by 해운대등대지기 2010. 8. 11.

8월9일 저녁 수영을 하고 집으로 가려는데

낯선 전화번호로 걸려 온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지금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살고 있는 여고 친구였고 대학 동창이기도 했던 아무개로부터의 전화였다.

 

갑자기 머리속에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계산하면서도 사뭇 반가운듯 전화를 받았다.

 

"웬일이고? 오랜만이네..."

 

오랜만의 친구전화를 받으며 머리속이 복잡해진 이유는

여고3년 그리고 대학2학년 중반까지는 요즘 말로 베프로 지냈지만

여고시절 친하게 지냈던 나를 포함한 5명의친구들과  그 애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까닭이며

아직까지 그 관계가 이전처럼 회복되지 않을 만큼 그 이유가 가볍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전화의 요지는 내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대학원에서 만났다던 대학동기인  그 애의 남편이

바로 내가 몇년전까지 십수년 몸담았고 친정처럼 여기며  지금은 내 동생이 일하고 있는 회사에

그것도 동생이 근무하는 부서의 책임자로 출근하게 되었는데 남편과 통화하다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

 

세상 참 좁다.

 

그 사건 이후로 졸업때까지는 서로 다시는 안볼것 처럼 지냈고 그리고 십수년 동안 소식을 알지 못한체 지냈었다.

몇년 전 어떻게 연락되어 친구들과 참 어색하게 만난 이후로 또 만나게 될거라고는 생각 못하고 살았다.

모르면 몰라도 그 친구도 나와 그렇게 또 엮이게 될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 참 좁아서 죄짓고는 못살겠다 생각되면서

새삼 20년도 넘은 그 때 그 사건이 생각났다.

그 애는 그 때 그 일을 지금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 때 그 애는 왜 돌이킬 수 없는 그 길을 선택했을까??? 우리 모두에게 충격과 상처를 주면서...

지금 같은 상황이 닥친다면 그 애는 또 그런 선택을 할까???

 

그애에게 나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존재일 수밖에 없는데..

 

아마 그 애도 세상좁은 걸 실감하며 지난 날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십대 중반을 넘어선 지금 그 애도 유년시절의 추억을 함께 나눌 친구가 그립지 않을까?

 

이제 그 사건을 털어낼 때가 온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