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창고]/등산자료
[펌-부산일보][산&산] <316> 기장 철마산·망월산
by 해운대등대지기
2011. 8. 31.
출처 : 부산일보 http://news20.busan.com/news/newsController.jsp?sectionId=1_4&subSectionId=1010070101&newsId=20110817000182
[산&산] <316> 기장 철마산·망월산 |
야트막해도 깊은 감동… 아는 사람은 또 찾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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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 용천지맥의 늠름한 산줄기인 철마산에서 내려와 망월산으로 간다. 도중에 매바위가 있는 매암산에 잠시 들렀다. 기장군 정관면 일대 신도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른쪽 달음산 너머로 멀리 동해가 보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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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사부터 임기천을 따라 내려온다. 찬 물 기운에 발걸음이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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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산과 망월산 사이에 있는 억새 군락지. 가을에 오면 감동이겠다. | | |
요즘 날씨가 수상하다. 장대비가 퍼붓다가 이내 햇볕 뜨거운 된더위다. 휴가랍시고 장기 산행을 계획하긴 애초부터 무리수다. 지리산 등 국립공원에서 갑자기 내린 폭우로 산꾼들이 물길에 갇혔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남 일 같지 않다. 그래도 산에는 가야겠는데….
부산 사람한테 가장 인기 있는 산은 단연 금정산이다. 버금으로 장산, 백양산이 명함을 내민다. 간혹 달음산도 거론된다. 명불허전이라. 다들 이름값을 하는 산이다. 토를 달 생각은 없다. 하나 유명세만큼 홍역을 치르기도 한다.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산행지보다는 유원지로 전락한 분위기이다. 산행객이 아니라 인파가 산길을 메운다. 호젓함과는 거리가 멀다. 정상을 밟아도 '인산' 그 자체다. 조망은커녕 실망만 가득하다. 하여 유명 근교산은 대개 산꾼과 불가근불가원의 관계다. 이런 딜레마에 빠진 산객에게 기장군 철마산(鐵馬山·605m)~망월산(望月山·549m) 코스를 추천한다. 아는 사람만 가는 산이고, 맛본 사람이 또 찾는다는 산이다.
용천지맥의 한 줄기 산세 깊지 않지만 마루금 뚜렷하고 차져
철마서봉 전망대 매암바위 서면 명품 조망에 탄성
철마산과 월망산은 산정의 키는 야트막하지만 산이 주는 감동은 웬만한 산보다 낫다. 아니나 다를까? 낙동정맥에서 불거진 용천지맥의 한 줄기를 차지한다. 산세는 깊지 않지만 마루금이 뚜렷하고 차지다. 산꼭대기와 곳곳에 박힌 전망대에서 영남알프스와 동해를 시원하게 볼 수 있다. 부산 시내와 개발이 한창인 기장군 일대가 뚜렷하게 조망된다. 봄에 만발하는 진달래도 알아주지만, 억새 군락지가 있어 가을 산행에도 손색이 없다.
코스는 마을버스 주차장을 출발해 철마산 서봉(철마서봉), 철마산을 밟고 망월산으로 간다. 법성굴부터 철마산 서봉 전망대까지가 가풀막이다. 땀깨나 빼는데, 이 구간만 벗어나면 바람도 불고 눈도 호사하는 길이 이어진다. 철마서봉 일대 전망대에서 부산 시내를 바라보면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명품 조망처다. 망월산에 조금 못 가서 매암바위의 조망도 장관이다. 용화사에서 날머리까지는 임기천과 나란히 걷는다. 아쉽게도 상수원보호구역이라 계곡 트레킹이나 일명 '알탕'은 힘들지만 계곡의 찬 기운을 따라 걷는 묘미가 있다. 볕을 피해 충분히 쉬더라도 5시간 이내로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원점회귀라 부담도 적다. 가족 산행지로도 무리가 없겠다.
기장군 철마면 임기리 마을버스 정류소가 출발지점이다. '수풀 임(林)'과 '터 기(基)' 자를 쓰는 임기리는 숲이 우거져 전엔 '숲터'로 불렀다. 임진왜란 때 김해 김씨 형제가 살면서 마을이 생겼다. 현재 30여 가구 정도가 산다.
마을회관을 지나 임기식육점에서 철산교를 건너지 말고 오른쪽으로 꺾는다. 골목이 끝나는 지점이 본격적인 들머리이다. 오른쪽으로 7분쯤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은 입석마을로 가는 길이고 묘법사는 직진이다.
현대식 사찰인 묘법사 일주문을 통과해 대웅전 앞마당을 지나 오른쪽 능선으로 붙는다. 이 지점을 못 찾으면 산행 초입부터 헤매게 된다. 산행 안내리본이 제법 달렸지만 소나무와 잡목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산행지도와 잘 대조해 리본을 확인하자.
각종 야생초와 잡목들이 발목에 걸린다. 10분 정도 오르면 무명암에 오른다. 암자 입구에 철불 좌상이 있다. 철불은 고무 대야 화분에 핀 연꽃을 보고 미소 짓고 있다.
암자에서 10분 거리에 법성굴이 있다. 길이 10m, 높이 1.7m쯤 되는 천연 동굴이다. 임진왜란 때 사람들이 피난처로 삼았다. 지금은 무명암의 법당이다. 굴 안으로 차가운 기운이 쏴 하고 감싼다.
법성굴의 GPS 고도는 308m. 여기서부터 첫 번째 이정표(449m)~철마서봉 전망대까지가 된비알이다. 길이 미끄럽고, 고도가 수시로 높아진다. 사방이 나무로 막혀 답답하다. 그래도 무리하지 말자. 호흡을 조절해 여유 있게 걷는다면 30분이면 충분히 빠져나올 수 있다. 묘법사에서 흘러나오는 반야심경 염불소리가 산행의 고단함을 잠시 잊게 해준다.
첫번째 전망대에 올랐다. 영남알프스를 따라오던 낙동정맥이 정족산, 천성산을 지나 금정산, 백양산에서 산 물결을 이루며 바다로 뻗었다. 정맥의 산자락에 자리 잡은 부산 시내가 훤하다. 잿빛,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성냥갑 같다. 양산 땅을 지난 KTX가 부산 쪽으로 빠르게 달린다. 저 멀리 광안대교가 철로 만든 무지개처럼 서 있다. 세속 도시에 바다와 산, 집과 건물이 아기자기하게 얽혀 있다.
두 번째 전망대에서 4분가량 앞으로 가면 철마산 서봉(577m)이다. 널따란 돌에 흰색 페인트로 쓴 '철마서봉'이 표석을 대신한다.
서봉에서 잘록한 안부를 지나 10분 정도면 철마산 정상에 닿는다. 표석 두 개와 삼각점이 있다. 주변은 참나무류 나무들로 막혔다. 기장읍지에 따르면 아주 먼 옛날 큰 홍수로 철마산이 물에 잠겼는데 그때 동해 용왕의 명을 받은 용마가 나타나 물을 다 거뒀다. 하지만 용마는 미처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햇볕에 말라 결국 쇠 말로 굳어졌다고 한다. 해서 사람들은 철마산은 쇠말산으로도 부른다.
정상에서 임도까지는 이정표가 잘 설치돼 있다. 망월산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임도에서 왼쪽은 백운산, 오른쪽은 거문산 쪽이다. 임도를 건너 능선으로 붙는다. 봄이면 이 일대는 진달래 천지로 변한다. 잠시 뒤 나무 울타리를 따라 억새가 수북이 자라고 있다. 억새 군락지가 제법 이어진다. 헬기장 앞에서 우회전해 574봉을 지나 안부로 다시 내려간다. 망월산 이정표와 헬기장을 잇달아 지나면 산불저지선 겸용 산길이 나온다. 승용차가 마주 보고 지나도 될 정도로 넓은 길이다. 산악자전거(MTB) 코스이기도 하다.
망월산으로 가기 전 매암산(515.8m)에 잠시 들렀다. 기장군 정관면 일대가 발아래에 펼쳐져 있다. 각양각색의 집과 공장들이 장난감처럼 들쭉날쭉하다. 멀리 고리원자력발전소와 동해가 보인다.
매바위의 끝에 섰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얼얼하다. 사진 몇 컷을 찍고 뒤로 물러섰다.
매암산에서 망월산까지는 지척이다. 등산로를 따르다가 기장팔경 안내판에서 나무 계단을 밟고 망월산 정상으로 간다. 꼭대기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북쪽으로 용천지맥의 대운산, 삼각산이 남쪽으로 함박산, 달음산이 마루금을 긋고 있다.
망월산에 내려와 산불저지선을 따라 내려간다. 반들반들한 흙길이라 미끄럽다. 20분 정도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임기마을 쪽으로 좌회전. 임도를 가로질러 내려와 숲으로 들어선다. 묵은 길이라 리본을 잘 살피자.
10분가량 가서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꺾는다. 뚜렷한 길을 만나는데, 이 길을 따라 10분 정도 더 내려가면 용화사가 나온다. 용화사에서 식수를 보충할 수 있다. 용화사에서 나와 임도 차단기를 통과하면 상곡마을이다. 마을은 임진왜란 때 동래성 전투에서 다친 군사와 주민들이 이곳으로 피란해 전답을 일군 곳이다. 구한말에는 천주교 교인들이 숨어 산 곳이기도 하다.
용화사부터 모습을 드러낸 임기천과 나란히 임도를 걷는다. 숲이 햇볕을 가려준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 발을 내딛지 못하지만 계곡 물소리와 물 기운 덕에 발걸음이 시원하다. 일부 등산객이 쓰레기를 계곡에다 버리다 보니 마을 주민들의 고충이 여간 아닌가 보다. '제발 쓰레기 좀 버리지 마세요. 하루이틀도 아니고 청소하려니 죽을 지경입니다'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임기저수지와 상수원 경비초소를 지나 임도는 임기마을까지 연결된다. 마을 골목길을 돌아 철산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돌면 마을버스정류소가 나온다. 상곡마을부터 종점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산행문의 : 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최찬락 산행대장 010-3740-9323.
글·사진=전대식 기자 pr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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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기점인 마을버스 정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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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식육점을 끼고 오른쪽으로 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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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법사 갈림길. 오른쪽은 입석마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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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식 사찰인 묘법사. 경내를 가로질러 오른쪽에 등산로가 있다. 나무에 가려 찾기 어려우니 시그널을 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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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명암의 철불. 고무 대야에 있는 연꽃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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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왜란 때 사람들이 피난한 동굴, 법성굴. 지금은 무명암의 법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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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전망대에서 바라본 부산. 낙동정맥의 육중한 마루금이 부산을 껴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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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전망대에서 바라본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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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마 서봉의 돌탑. 사실 철마산 정상보다 이곳 조망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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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마산 표석. 용왕의 명을 받들어 세상을 수난에서 구한 용마가 말라 죽었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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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에서 안부로 떨어져 다시 능선으로 붙게 되면 임도가 나온다. 길을 건너 능선으로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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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마산 억새 군락지. 이 산은 봄에 진달래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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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불 방지선이다.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쓰인다. 불을 막으려다 산 길을 망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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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암산에서 부산 기장군 정관면을 내려다 봤다. 달음산이 보이고, 동해도 어렴풋이 눈에 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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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암산 바위에서 바라본 정관면. 세속도시를 산들이 품은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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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랑에서 세상을 본다. 두 눈은 작지만 들어오는 풍광은 무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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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월산 정상에서 잠시 쉬었다. 달이 좋다는데...낮에 와서 달은 그림자도 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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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산불저지선을 따라 내려간다. 안부에 다다르면 임기마을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길이 미끄럽다.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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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 길에서 가장 중요한 갈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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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화사부터 임도와 붙는다. 외길이다. 쭈욱 내려오면 상수도경비초소가 있다. 두 명의 젊은이가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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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마산, 망월산, 백운산이 품은 물이 임기천으로 모인다. 물길은 마을을 통과하고, 돌아서 수영강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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