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국제신문 http://www.kookje.co.kr/news2006/asp/center.asp?gbn=v&code=2200&key=20101224.22028192422
시리바위 아래서 신비로움에 젖고… 안민도로 걸으며 숲 향기에 취하고…
진해시가지 동쪽 자연 성벽같은 능선길
드림파크 기점 삼은 원점회귀 코스
4시간 안팎 편하게 걷는 가족산행지
거가대교 가덕도 거제도 한 눈에 조망
경남 진해는 올해 중반까지 행정구역상 '시(市)' 단위였지만 통합 창원시가 탄생하면서 '구(區)' 단위로 재탄생했다. 봄이면 시가지 전체가 벚꽃으로 뒤덮이는 아름다운 항구도시이자 대한민국 해군의 모항이기도 하지만, 이제 더 큰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행정구역 명칭의 격하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터. 하지만 진해가 산꾼들로부터 인기 있는 도시라는 점은 아직 잘 모르는 이가 많다. 남쪽에는 옴폭한 진해만 바다가 있지만, 나머지 3방향에는 장복산 덕주봉 웅산 시루봉 천자봉으로 이어지는 400~700m대 산줄기가 병풍처럼 도시를 감싸고 있다. 걸음 날랜 산꾼들은 하루에 장복산에서 천자봉까지(또는 그 반대 코스로) 종주산행을 하기도 하고 여유 있는 산행을 즐기는 이들은 각각의 산들을 독립적으로, 또는 두세 개 산을 연계해 산행하기도 한다.
'근교산 & 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 주 여러 진해의 산들 가운데 천자봉(天子峰·506m)과 시루봉(653.5m)을 연계한 원점회귀 산행 코스를 답사했다. 사실 천자봉과 시루봉은 수년 전 소개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대밭령에서 올라 웅산을 거쳐 안민고개 방향으로 가다가 석동으로 하산하는 코스였기에 자가용 이용자들에게는 차량 회수에 적지 않은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 때문에 몇몇 독자들로부터 천자봉과 시루봉을 연계한 원점회귀 코스를 소개해 달라는 요구가 몇 차례 있기도 했다. 이번 천자봉~시루봉 산행에서는 수년 전 답사 때와는 또 다른 재밋거리도 발견할 수 있었다. 최근 개통된 거가대교는 물론이고 대교의 양쪽 끝인 가덕도와 거제도를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게다가 부산과 경남 대부분 지역으로부터 접근성도 좋고 남녀노소 누구라도 큰 힘 들이지 않고 산행할 수 있으니 한 해의 끝머리에 가족과 함께 가볍게 다녀와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 적극적으로 추천할 만하다. 특히 산행 기점인 진해드림파크는 숲 체험장과 목재체험 전시관, 동백나무와 편백 숲 등이 조성돼 어린 자녀와 함께 둘러볼 수도 있다. 산행 후반부에는 진해의 명품 산책로인 '안민도로'를 따라 편하게 걸으며 숲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어 가족 산행지로는 금상첨화다.
진해드림파크 주차장 화장실 오른쪽에 있는 드림파크 안내도를 지나면 곧바로 미니 골프코스 안내 초소가 있다. 광석곡 계곡에 널따랗게 조성된 드림파크 뒤로 마치 독수리가 날아가는 듯한 모습의 직벽 암봉인 수리봉, 그 오른쪽의 천자봉 정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곧이어 음식점 앞을 지나면 법화사 갈림길. 오른쪽 법화사 방향 임도를 따라도 되지만 연못이 나올 때까지 직진한다. 드림파크 내 잔디밭에서 어린이들이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뛰어놀고 있다. 들머리에서 연못까지는 10분 남짓. 연못 오른쪽 주차장을 지나면 곧바로 콘크리트 포장임도다. 오른쪽으로 200m가량 가면 왼쪽에 '동백나무숲' '굴거리나무숲'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 쪽으로 난 길로 들어서서 200m쯤 걸으면 Y자 갈림길.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되지만, 일단 우측 흙길로 진입한다. 낙엽이 깔려 걷기 좋은 길이다. 우측 계곡에 영산 법화사가 보인다. 법화사를 오른쪽에 끼고 계속 오르면 키 3m가량의 석가모니불 입상이 나온다. 조성된 지 40년이 넘었다고 한다. 불상 앞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조금 전 Y자 갈림길에서 헤어졌던 왼쪽 길과 다시 합류, 오르막으로 방향을 잡는다. 곳곳에 긴 의자와 평상 등이 있어 쉴 만한 곳이 많다.
10분 후 서쪽으로 깎아지른 절벽을 이룬 수리봉을 살짝 우회해 10분만 더 가면 철탑과 산행안내도를 지난다. 살짝 내려서면 안부 갈림길. 왼쪽은 천자암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취재팀은 직진, 능선을 계속 탄다. 483.2m 삼각점 봉을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웅동 행군로'라는 오래된 푯말이 보인다. 그렇다. 시루봉 일대는 해병대 훈련소가 포항으로 이전한 1980년대 이전까지 대한민국 해병대원이라면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었던 악명 높은 훈련장이었다. 50대 중반 이후의 예비역 해병들에게는 그만큼 아련한 추억의 산이다.
◆ 떠나기 전에 - 거대한 바위 솟은 시루봉 신라때부터 신성시
시루봉(시리바위)은 지질학적으로도 연구 가치가 높은 곳으로 통한다. 지질학계에서는 시루봉 시리바위를 대규모의 용암 분출에 의해 생긴 안산암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금의 모양은 산 바깥 부분이 오랜 세월을 겪는 동안 침식되거나 기슭으로 무너져 내리는 가운데 치밀한 부분만 남아서 정상부의 바위를 이루고 있다고 본다. 시리바위 암석면에 나타난 수평 분리는 용암이 식을 때 만들어진 냉각분리로 짐작만 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생성 원인은 아직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미국 와이오밍주 동북부에 있는 미국 제1호 국가기념물인 '악마의 탑'과 시루봉의 지질학적 특징이 같다고 알려졌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시루봉과 악마의 탑은 모두가 자연의 신비 그 자체로 평가받고 있다. ◆ 교통편 - 부산역서 시내버스 타고 용원에서 갈아타야 부산과 진해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갈 수 있다. 부산역에서 용원행 520번(20~25분 간격), 또는 사하구청 앞이나 부산도시철도 하단역 버스정류소에서 용원행 58-2번(10~15분 간격)을 타고 용원에서 내린다. 용원에서는 진해 시내버스인 305번(15분 간격) 또는 315번(30분 간격)을 타고 진해 시가지 방향으로 가다가 대밭령을 지나 진해구청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진해구청 우측 벽산아파트 뒤에 진해드림파크 주차장이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때 을숙도를 거치거나 남해고속도로 가락IC에서 내려 진해 방향으로 간다. 2번 국도를 타고 용원, STX조선소, 대밭령을 차례로 지나 10분쯤 가면 진해구청 직전 사거리에 닿는다. 진해드림파크 표지판을 보고 우측으로 진입, 벽산아파트 뒤편으로 가면 드림파크 주차장에 닿는다. 문의=주말레저팀 (051)500-5169 동영상=국제신문 홈페이지(http://www.kookje.c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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