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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표현]/My Diary

오늘 한건(?) 올리다.

by 해운대등대지기 2009. 10. 22.

 

오늘 10시 조금 넘은 시각

사무실로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분과 70대 초반으로 보에는 남자분이 어렵게 들어오셨다.

"무슨일이십니까?"

"노인복지원에서 나왔는데 어려운 노인들 무료급식하는데 조금만 후원해주세요..."

 

이럴땐 할말이 없다.

내키지는 않지만 만원을 꺼내 드렸더니

여자분이

"영수증 드려요?"했다.

나는 기부금 영수증 처리를 하면 되겠다 싶어

"네. 주세요"했더니

영수증이라고 주는게 영 부실하기 짝이없다.

 

"저.. 복지원 전화번호가 없는데 알려주시죠"

 

보통은 그냥 돈만 건네고 끝나는데 오늘은 왜 그게 꼭 알고 싶었는지..

 

여자분이 아주 당당하게

"요즘 콤퓨터 치면 다 나오나 보던데요..."

그러면가 나갔다.

 

아무래도 뭔가 미심쩍어 바로 검색했다.

마침 DAUM에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던 차라 네이버 창으로 검색했더니 글쎄...

 

다음과 같은 기사가 제일 첫머리에 올라와 있었다.

(출처 : 미디어뉴스25  http://www.isbs.or.kr/news/article.html?no=2178)

 

"유령단체 기부빙자 사기 일당 검거"

-유령단체인 NGO무궁화회 (주)한사랑복지원 사무실을 부산에 개설불특정다수인 상대 노인복지회기금이라는 명목으로 기부를 받아-

김용춘, ca1s2@hanmail.net

등록일: 2009-05-11 오후 8:36:43

남원경찰서(서장 나유인)는
유령단체인 NGO무궁화회 (주)한사랑복지원 사무실을 부산에 개설하여 본부장, 후원금 모집팀장, 팀원으로 역할분담 전국을 무대로 불특정다수인 상대 노인복지회기금이라는 명목으로 기부를 받아 이를 회원들이 나누어 가지는 방법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 6명을 검거하였다.

유령단체 소속인 팀장 김○○(여,66세)와 팀원 4명은 지난 `09. 4. 27. 10:30경 남원시 ○○동 소재 ○○중기 사무실을 찾아와 유령단체인 NGO 무궁화회 라고 인쇄된 모자와 한사랑복지원 신분증을 착용하고 ″남원부녀자회에서 노인복지기금을 모집하니 기부를 하여 달라″고 피해자를 속여 20,000원을 편취 하는 등 같은 날 남원지역 사무실 8개소에서 모두 280,000원을 편취하다 현장에서 검거되었다.
남원경찰서 수사과(지능팀)는 부산 사무실을 급습 관련자료를 확보한 후 주범인 본부장 지○○(73세)를 검거하였으며,
이들 일당은 주로 영세한 사무실 등을 방문하여 마치 복지단체에서 기부금을 모집하는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20,000원 내지 50,000원을 받아 편취한 후 월 일정액을 지부장에게 상납하고 나머지는 팀원들이 분배하는 방법으로 전국에 걸쳐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보고 여죄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경찰관계자가 밝히면서 60대 전후 여성 2명이 짝을 이뤄 주로 개인 사무실을 찾아와 복지단체를 빙자 기부금 납부를 요구하면 이에 응하지 말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 문의: 남원경찰서 수사과 지능팀장 오왕기(010-9899-5405)

 

 

 

아차 싶어 바로 문을 열고 나갔더니

마침 우리층 한반퀴를 마치고 다른 층으로 가려고 하는 그들과

우리 사무실 앞 비상계단에서 마주쳤다.

 

"저~~ 복지원 연락처가 인터넷에도 안나오는데

전화번호 알려주시죠"

그렇게 떠봤다.

"안나온다고요. 그럴리가 없는데... 대신 내 전화번호 가르쳐주면 안되나? 이모야!"

여자분이 그렇게 대답했다.

 

"아니요.. 아주머니 연락처는 필요없구요, 복지원에 무슨 사건에 연관있던데...

맞는지 확인해야 하니까 사무실 연락처를 주세요" 했더니

그럴리가 없다며 나를 쳐다보는데

뭔가 알고 있으면서 시치미를 떼는 것이 느껴졌다.

 

"무슨 사건? 그럴리가 없다. 이모.. 그렇게 못미더우면 내가 돌려주면 되지."

하며 선뜻 만원을 봉투에서 꺼내주었다.

 

"돈이 문제가 아니고 제말이 틀린지 우리 사무실에 와서 그 사건 기사를 보실래요?"

했더니 한번 보자며 기어이 사무실로 따라 들어왔다.

그리고는 인터넷 기사를 보더니 사무실로 가서 확인해봐야겠다길래

여기 기사에 담당 형사 연락처도 있으니 직접 확인해보시라 했다.

그러고 사무실로 나가면서 노인 두분이 "아따~~ 더럽게 깐깐하네... " 하는 소리가 들렸다.

 

다행이라며 스스로 대견해 하다가

같은 건물에 다른 피해자를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우선 담당 형사에게 다시 확인을 해야겠길래 전화를 걸어 확인했더니

그 영수증에 적혀있던 대표자 이름과 일치했다.

 

경비실에 연락을 하고 곧이어 안내 방송이 나오는 것으로 나의 맹활약은 끝이 났다.

 

한숨 돌리며 다시 DAUM에서 검색을 했다.

어라? 홈페이지가 있네. 순간 내가 너무 오버했나 싶어 홈페이지를 클릭했다.

홈페이지는 오래전부터 관리가 안되어 있었고

복지원 소개 대표자 인사말에 함께 실려있는 대표자 사진은

다름 아닌 함께 온 그 남자분이 아닌가...

 

띠요~~~옹!

 

만약 다음창에서 검색을 했다면

나는 의심없이 그저 만원 기부했음에 만족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그 상황에서 네이버창에서 검색하게 되었고

마침 그 사건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을까???

 

모두 의도하지 않은 우연이지만

오늘 내게 무슨 예지력이 일시적으로 내려진걸까? ㅋㅋ

 

이제 사무실로 직접 찾아다니며 후원을 요청하는 각종 단체들에 대해

더욱 경계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런 말할 가치조차 없는 사기꾼들 때문에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외면하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더욱 혜안을 갖게 되기를...

조심스럽게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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