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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표현]/My Diary

조기를 게양하며...(2009-08-20)

by 해운대등대지기 2009. 8. 20.

 

고 김대중 전대통령님께서 서거하신지 사흘쨰

어제 국장으로 결정되었는데 뭔가 찜찜하다.

 

세계적으로 애도가 줄을 이어 하는 수 없이 체면치레를 하는 건지

아무튼 노무현 전 대통령님 서거 당시와는 사뭇 다른 정부의 대처에도 고개가 갸웃거려지지만

기껏 국장으로 결정해 놓고 우리 장례문화에는 전혀 맞지 않는 6일 장이라.....

 

오늘 아침 등교를 앞둔 아들 녀석이 거실 바닥에 나에게 등을 보이고 쪼그려 앉아 뭔가를 꼬무작거리고 있었다.

"아들~~ 뭐해? 학교 가야지"

"조기 달려고요..."

".............."

잠깐의 침묵 끝에 내가 물었다.

"학교에서 국장기간이라고 조기 달아라 하던가보지?"

 

나의 愚問에 울 아들이 냉소에 찬 한마디를 던진다.

"참... 엄마는.... 설마 그랬겠어요..."

 

태극기가 집에 있어도 평소 국경일에도 게양하는 것을 잊는 게 다반사였는데

나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걸 생각해 낸 아들녀석이 기특하기도 하지만

평생을 조국의 민주화에 몸받친 역대 대통령의 국장기간에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집에 돌아가 조기게양하라고 가르치지 않는 현실이 참으로 답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