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3일
드디어 공식적 일정은 모두 끝났다.
이제 암스텔담으로 이동 개인적 관광일정만 남겨놓고 있다.
내 파트너는 반고흐미술관 부근의 호텔에서 묵고
난 암스텔담 중앙역 부근에서 묵는데 두군데 다내려주는 조건에 160유로에 합의가 되었다.
암스텔담에 들어서니 교통체증으로 차가 조금 밀렸다.
파트너 내려주더니 날 들으라는 듯이 암스텔담 중앙역이 멀다나 어쨌다나
내가 아무대답도 안했더니 그때부터 혼자 중얼중얼 거리더니
빨간 신호에 신호대기면 맘데로 우회전하면서
네비가 일러주는 길로 안가고
자꾸 다른 길로 가더니만
급기야 저만큼 갔다 다시 유턴해서 돌아오지 않나
해저터널로 통과해버려 다시 되돌아 오지 않나
호텔을 눈앞에 두고 주변을 뱅글뱅글 돌더니
호텔 진입하려면 우회전 신호를 받아야 하는데
통과하고는 고가도로같은 곳에서 내려가는 계단같아 보이는 것 앞에 세우더니
다왔다고 내리란다. 황당하게스리.......
"집가방들고 나보고 내리라고?"했더니
다시 저만큼 더가서 불법 유턴하고는 호텔앞에 내려줬다.
그리고는 10유로를 더 내란다.
"내가 왜 줘야 하는데?"
"호텔을 두 군데나 갔고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미 160유로에 그렇게 하기로 동의했고 시간은 내 잘못이 아니라 니가 신호무시하고 멋데로 와서 그런거 아니냐?
너때문에 나도 시간을 허비했다."
그렇게 대답했더니 오카이 하더니 그냥 갔다.
와~!김현경 당황하지도 않고, 엊쭈 재법이었어. ㅎㅎ
기사가 할아버지였는데 좀 미안하네. 순간 화가나서 그랬는데
한 5유로라도 줄걸 그랬나?
아무튼 호텔에 무사히 도착했고
도착하자 마자 커피포트에 물 끓여 컵라면 하나 폭풍흡입했다.
"캬~~~! 바로 이 맛이었어!"
혼자 감탄에 또 감탄을 연발하다가
오후 일정을 고민했다.
예정데로 잔세스칸스에 가서 풍차와 치즈공장을 볼것인가
아니면 헤이그에 갈까...
결국 로테르담에서 유네스코에 등록된 풍차를 실컷보았으니
헤이그로 가서 "이준 열사 기념관"을 찾아보자 맘먹고 다시 암스텔담 중앙역으로 가서
헤이그 그 쪽 명칭으로는 덴하그(Den Haag)로 향했다.
헤이그는 네델란드 제3의 도시.
역사적 장소가 많고 경치도 아름답다고 한다.
하지만
너무 늦게 도착한 헤이그.
빨리 어두어지는 이곳에서 지도만 보고
이준열사 기념관을 찾아 헤매다
화려한 차이나타운 불빛 건너편
초라하게 느껴지는 그 곳을 기어이 찾아내고는
저절로 목이 메어왔다.
이미 시간이 늦어 입장할 수는 없었지만
그 앞에 서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격스러웠다.
이 곳은 열사가 고종의 밀명으로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시 투숙했던 호텔이라고 한다.
을사조약의 무효와 대한제국의 독립을 세계에 알리려다
일본의 방해로 무산되자
그 자리에서 순국하신 이 준 열사!
멀고 먼 이국땅에서 내나라 역사의 한 슬픔을 간직한 그 곳에 서 있으니
마치 내가 그 역사의 가운데 살고 있는 듯
독립의 강렬한 욕망이 가슴속에 용틀림하는 기분이 들었다.
일제의 한반도 통치를 미화하고
종군위안부를 부정하는 친일세력들이 여전히
득세하고 있는 내 나라 내 조국의 현실을
하늘에서 열사가 보고 계시면서
얼마나 분통해 하실까....
답답한 마음에 그 앞을 얼마간 떠나지 못하고 찬바람을 맞으며 한동안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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