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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Book

[2009-#1]지상에 숟가락 하나 - MBC 느낌표 선정도서

by 해운대등대지기 2013. 4. 10.


지상에 숟가락 하나- (MBC 느낌표 선정도서)

현기영 지음
실천문학사 
평점


2008년 국방부 선정 불온서적에 포함된 책

신문보도에 따르면 제주4,3 사건을 다룬 내용이 문제가 되어 "불온서적"으로 선정되었다고 했다.

도대체 작가가 말하는 4.3의 진실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는 헛헛한 웃음을 지울수 밖에 없었다. 작가의 아름다운 성장소설에  책에 "불온"딱지를 붙인

그 분이 참으로 궁금해진다.

제주는 부모님들의 고향이며 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태어나 부모님을 따라 "육지"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1학년에 다시 제주로 가서 4학년 초에 다시 그곳을 떠나

지금은 부산에서 부산사람으로 살고있다. 부모님 역시 이젠  "육지사람(?)"이시다.

작가가 4.3사건이후로 고향을 떠나 살게된 그곳. 작가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그곳들

묵은성, 용연, 용두암, 관덕정, 칠성로, 제주향교, 부러리, 배고픈 다리, 그리고 제주북교...

내 기억속에도 희미하게 남아있는 추억들이다.

나 역시 가끔 친구들과 용연에 놀러가곤 했다. 그곳에 흔들다리가 있어 다리 중간에서 팔짝팔짝 뛰며 무서워 하는 친구들을

골려주기도 했었다. 내 기억속 흔들다리 밑으로 보였던  용연은 시퍼렇기도 하고 수정같이 맑아 파리하기도 한 빛으르 가진곳으로 기억된다. 관덕정에서는 친구들과 고무줄 놀이도 했었다. 그 4.3의 아픈 역사를 가진 그 광장이 내 놀이터였었다니...

작가가 다녔던 제주북교는 내가 3년여 다녔던 곳이고 내 친정아버지가 졸업하신 곳이다.

아마 38년생이시니 작가와 함께 그 시절 그 곳에 함께 계셨을 듯 싶다.

이렇게 작가의 추억과 내 추억이 오버랩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었다.

 

사실 나는 고향에 대한 기억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기억들이 늘 애틋하고 애절하지도 않았다. 제주에 대한 내 기억은

바닷가를 끼고 사는 사람들의 팍팍한 삶에서 이어지는 괴팍한 성격들로 상징되어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 나도 벌써 40대 중년의 나이.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잊고 지내던 기억들이 조금씩 조금씩 새롭게 생각났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절대 알지 못할 아니 상상조차 하지 못할 어쩌면 지금보다 훨씬 풍요럽고 따스했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