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6일
10월에 다녀오고 두달만에 다시 황령산을 찾았다.
봄부터 서면 중심가에서 토스트가게를 운영하는 친구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그 친구는 작년엔 몇번 산행에 동행하곤 했는데
올해는 형편상 한번도 가지 못했다.
토요일 불쑥 전화를 걸어온 친구가
"내일 나 영업안하는데...."
"그래? "
"산에 같이 안갈래?"
"산? 너 괜챦나? 무릎도 불편하다면서..."
"이제 괜챦다. 조금씩 운동해야 좋아지지 않겠니?"
친구의 갑작스런 제의에 이산저산 알아볼 틈도 없고
오랫동안 운동이란걸 못해본 친구의 체력을 감안해서 "황령산"으로 약속을 잡았다.
이번에도 경성대에서 출발
잊지않고 갈미봉과 사자봉을 거쳐 정상에 도착
지난 가을보다 날씨가 싸늘하긴 했지만 시계는 훨씬 좋았다.
멀리 내가 사는 영도도 선명하고
백양산-금정산 능선도 선명하고
해운대 장산도 선명하고...
더구나 내려다 보이는 광안대교와 광안리 고요한 바다
어느 외국의 미항 못지않은 멋진 풍경이었다.
금련산수련원을 거쳐 금련산역에 도착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부산의 맛집을 소개하는 블러그를 통해 알게된
광안리에 커피샵에 가서
멋진 광안리 겨울 정취에 빠져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커피 한잔의 여유도 즐겼다.
Kim's Coffee
(아래 소개된 블러그 링크 참조)
http://blog.daum.net/wjlee4284/7002436
친절한 사장님께서 탈취제로 쓰라며
커피찌꺼기 두 봉지를 챙겨주셨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여고시절 추억이 깃든 다리집에 들러
떡복이와 오징어 튀김을 포장해서 왔다.
아이들과 나눠 먹으면서 다리집에 대한 추억담도 들려주었다.
예전에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는 일선에서 물러나시고
아들로 보이는 분과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고
예전에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주차장까지 겸비한 신식 건물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오징어 튀김을 떡복이 양념에 찍어 먹는 아들을 보며
다리집에서 포장을 기다리며 친구와 나눈 대화가 생각나
혼자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우리 예전에 오징어 튀김 떡복이 국물이 찍어먹다가
주인아저씨한테 혼나고 그랬쟎아"
"그래 맞다 맞다.ㅎㅎㅎ"
"돈주고 사먹으면서 괜히 눈치보고 왜 그랬을까?"
"그래말야. 지금같으면 안가고 말텐데..."
"그러게.. ㅎㅎㅎㅎ"
....
이제 30년이 다되어 가는 그 시절들이
스틸 사진처럼 스르르르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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