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표현]/My Diary

[7/9~7/10]2차 희망버스를 맞이하며...

by 해운대등대지기 2011. 7. 11.

 7월 9일 토요일 비는 하루 종일 오락가락했다.

 

비옷을 챙기고 챙이 있는 모자도 챙기고

등산다닐때 깔고 앉던 개인용 방석도 챙기고

수건도 챙기고 물통에 물도 가득 담고

커다란 골프 우산도 하나들고..

 

딸아이도 함께 가려는걸

비도 오고 상황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넌 집에 있는게 좋겠노라며...

딸래미 걱정스런 눈빛으로 전화는 안해도 문자는 수시로 넣어달랜다.

 

오후 5시 40분 경 남편과 둘이서 말없이 집을 나섰다.

 

6시를 조금 넘어 부산역에 도착했다.

벌써 도착한 사람들은 한참 준비중인 무대앞에 서성이고

도착하는 단체별로 피켓을 들고 선전전에 여념이 없었다.

 

 

 

 

남편 가까운 편의점엘 가잔다.

말없이 비*500 한 상자를 집어들더니 계산을 했다.

혹시나 만나기로 한 대학 동문들과 나눠먹으려나 싶어 물었더니

"아니.. 저기 좀 주게."

그러곤 무대쪽으로 가더니 빗속에 작업중인 사람들에게 전해줬다. 의외의 모습이었다.

 

그리고는 우리 둘은 비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일치감치 바닥에 자리잡았다.  덕분에 무대 코앞에 앉게 되었다.

 

 

 

공연의 처음을 신나는 풍물로 시작하고

함께 어깨를 들썩이며 뱃노래도 부르고

젊음넘치는 B보이 청년들의 멋진 춤에 넋을 잃고

밴드의 노래에 맞춰 관광버스 춤도 추고

그 와중에 희망을 가득실은 희망버스들이 전국방방 곡곡에서 속속 도착하고

그렇게 그 곳에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억수같은 빗줄기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마지막 노.찾.사의 "함께 가자 이길을"을 함께 부르고

한진중공업이 있는 영도로 행진을 시작했다.

 

부산역-중앙동-롯데백화점 광복점(구 시청앞)-영도대교-영도경찰서-영도소방소-봉래5거리

 

"정리해고 철회하라"

"조남호를 처벌하라"

"김진숙을 지켜내자"

 

우리의 외침이 멀리멀리 퍼지도록 목이 터져라 구로를 외쳤다.

 

봉래5거리 옛 영도기동대 부근에서

경찰은 차벽을 설치하고 대기하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서울광장의 명박산성이 거기에 있었다.

 

팽팽한 신경전이 계속됐다.

불법집회라며 해산을 종용하는 저들의 방송과

평화행진을 보장하는 시민의 방송이

서로 공방을 하면서 대치가 이어졌다.

 

간간히 양쪽 인도를 두고 밀고당기는 와중에

경찰은 최루 스프레이를 뿌려댔다. 그러면서 간간히 고성이 오고가고

차벽위에서는 채증이 계속됐다.

 

 

 

 

지루한 대치는 계속될 듯 했다.

저녁도 굶은터라 새벽 1시를 즈음 허기진 배를 채우러 식당을 찾았다.

영도 소방서 부근 영업을 하고 있는 식당에서

각자의 소견들을 나누며 삼겹살에 소주한잔씩을 나누었다.

그 곳 다른 테이블들도 모두 우리와 같은 희망버스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인 듯했다.

 

식사를 하면서도 계속 신경이 쓰여 트윗을 보았다.

2시 반경 물대포와 파란색소를 쏘으며 강제집압 중이라는 멘션이 떴다.

 

식사자리를 얼른 정리하고

몇명은 집으로

그리 부부는 다시 대오로 갔다.

 

처음 대치했던 곳에서 조금 후퇴한 곳에서 다시 대치중이었다.

최루액에 눈물 콧물 범벅인 사람들

옷이 파란색소로 얼룩진 사람들

매캐한 냄새...(실로 오랜만에 맡아 보는 그 냄새)

 

 

 

 

방송차도 없이 목이 터져라 구호를 선창하고

사람들은 다시 대오를 정비하고 모두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아~~ 이렇게 한진중공업 85크레인까지 가는 길이 멀고도 험하단 말인가!!!

 

진보신당 심상정 전의원을 포함한 다수가 연행되고

가대위의 미성년자 자녀 2명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자비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인 이 사람들!

그저 모여서 손잡고 노래하고 맘을 함께 나누자는 이 사람들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 방패와 곤봉, 최루액, 물대포로 막아선단 말인가?

 

경찰은 누구를 위한 경찰인가?

국민을 위한 지팡이인가 조남호의 개인 사병인가?

 

                              RT @jsj676: RT @jsj676: 국민 10.000명이 희망버스를 탔다.                           

                              그런데 TV 뉴스에는 희망버스가 없다. 방송이 희망이 없다는 이야기다.          

                   

방송에는 희망이 없다는 걸 확인했지만

우리는 그 곳에서 다시 희망을 찾을 것이다.

3차 희망버스가 결의되고

만명의 희마의 바이러스를 전파하여

3차에는 더 많은 희망을 담고 거기서 다시 만날 것이다.

 

PS : 개인적으로는 새벽 4시 30분정도 까지 대오에 합류하였다가

우리 부부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집 영도 동삼동.. ㅎㅎ

정리집회까지 남아 계신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의 표현] > My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7]2011.9.1  (0) 2011.09.02
[2011-#6]정말 이제 다시 시작이다.  (0) 2011.09.01
[2011.7.8]7/7 85성당에서...  (0) 2011.07.08
[2011.4.12]아버지와 딸  (0) 2011.04.12
[2011.3.21]리비아 사태를 바라보며  (0) 2011.03.21